사람이 갖춰야 할 여섯 가지 덕목과 폐단
공자께서 말씀하셨다. “유(자로)야! 너는 육언六言과 육폐六蔽에 대해 들어 보았느냐?” 자로가 대답했다. “아직 듣지 못했습니다.” 공자께서 말씀하셨다. “앉아라. 내가 너에게 말해주겠다. 사랑 베풀기[仁]를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게 되는 것이고, 지혜[知]를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허황하게 되는 것이고, 신의[信]를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고, 곧음[直]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융통성 없이 고지식하게 되는 것이고, 용맹스러움[勇]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세상을 어지럽히게 되는 것이고, 강직함[剛]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경솔하고 과격하게 되는 것이다.” - 「양화陽貨」
子曰由也아 女聞六言六蔽矣乎아 對曰未也로이다 居하라 吾語女하리라 好仁不好學이면 其蔽也愚요 好知不好學이면 其蔽也蕩이요 好信不好學이면 其蔽也賊이요 好直不好學이면 其蔽也絞요 好勇不好學이면 其蔽也亂이요 好剛不好學이면 其蔽也狂이니라
육언은 사람이 갖춰야 할 여섯 가지 덕목으로 사랑, 지혜, 신의, 곧음, 용맹, 강직함을 의미한다. 육폐는 이 여섯 가지 덕목의 내용과 원리를 알지 못하고 단지 맹목적으로 행하기만 할 때 나타나는 폐단으로 어리석음, 허황됨, 남을 해롭게 함, 각박함, 혼란을 부추김, 경솔함을 의미한다. 여기에서 공자가 강조한 호학好學, 즉 배움을 좋아함은 여섯 가지 덕목의 내용과 원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, 이를 자신의 삶 속에서 상황에 맞게 실현해 나가는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실천을 의미한다.
맹목적으로 남에게 사랑을 베풀게 되면, 사랑을 베풀지 않아도 될 곳에 베풀게 되는 어리석음에 빠지게 된다. 법을 어긴 사람을 숨겨주는 어리석음에 빠질 수 있다.
맹목적으로 지식을 추구하게 되면, 탐구하지 않아도 될 것을 탐구하여 허황된 지식을 추구하게 된다. 혹세무민하는 지식을 양산하기 쉽다.
신의 지키기만을 추구하게 되면,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게 되어 상대방을 해롭게 할 수 있다. 상대방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실만을 강조하게 되면 그 사람과 멀어지게 될 것이다.
곧음만을 추구하게 되면, 너그럽고 포용하는 마음이 부족하여 상대방의 잘못을 꼬집어내는 각박함이 많게 된다.
용맹을 좋아하는 사람이 사리를 잘 분별하지 못하게 되면, 상황을 악화시켜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.
한군데 뜻을 두면 끝을 보고서야 그만두는 강직한 사람이 사리를 잘 분별하지 못하게 되면, 그 말과 행동을 돌아보지 않아 망령되거나 경솔하게 될 수 있다.
이와 같이 사람이 지켜야할 좋은 덕목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과 원리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노력과, 처한 상황에 맞게 실현해 나가려는 끊임없는 성찰이 병행될 때 빛을 발하게 된다.